
CD47은 적혈구와 혈소판을 포함한 모든 세포의 표면에 발현하는 막통과단백이며 특히 암세포의 표면에 강하게 발현된다[1]. 암세포에서 과 발현 된 CD47은 대식세포 표면에 있는 signal regulatory protein-α (SIRPα)와 상호작용하여 대식세포의 포식 작용을 회피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에는 CD47을 표적으로 하는 여러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가 개발되었는데 이는 암세포와 대식세포의 CD47-SIRPα의 상호작용을 차단함으로써 대식세포의 암세포 포식 작용을 촉진하여 다양한 혈액암 및 고형암의 치료에 병용요법으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2].
CD47은 적혈구에도 강하게 발현되므로 항- CD47 단일클론항체를 투여할 경우 이는 직접적으로 적혈구 표면에 발현한 CD47과 결합함으로써 자가대조검사를 포함한 수혈전검사에서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저자들은 CD47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로 개발된 ALX148을 투여 받은 2명의 남자 환자에서 발견된 수혈전검사의 간섭 현상과 이를 기존에 보고 된 방법을 변형하여 성공적으로 제거한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고 이에 대한 문헌 고찰을 하고자 한다.
진행성 두경부 편평세포암종을 진단 받은 66세 남자 환자의 수혈 전 검사 및 교차시험이 의뢰 되었다. 2022년 8월과 9월에 시행한 ABO 및 Rh 혈액형검사에서는 B형, RhD+로 확인되었고, 비예기항체 선별검사는 음성이었다. 타병원을 포함하여 과거 수혈력은 없었다.
2022년 12월 입원 후 자동화 장비 IH-500 (Bio- Rad Laboratory Inc., Hercules, CA, USA)을 이용한 혈액형 검사는 B형, RhD+로 확인 되었다. 그러나 비예기항체 선별검사(ID-Card LISS/Coombs & ID- DiaCell I-II, BioRad Laboratory Inc.)에서 4+의 강한 반응강도를 보였으며 ID Card LISS/Coombs (Bio-Rad Laboratory Inc.)를 이용한 직접항글로불린 검사와 자가대조검사에서도 4+의 강한 반응강도를 보였다. 25단위의 B+ 농축 적혈구제제와 교차시험을 시행한 결과 실온식염수법과 알부민법에서는 음성이었으나 항글로불린법에서는 3+∼4+로 강한 범응집 반응을 보였다.
약물에 의한 검사의 간섭을 확인하기 위하여 의무기록을 확인한 결과, 환자는 ALX148과 다른 항암면역치료제를 조합하여 투여하는 임상시험에 참가 중이었다. ALX148을 45 mg/kg의 용량으로 10월에 4회(6일, 13일, 20일, 25일), 11월에 1회(15일), 12월에 1회(6일)로 총 6회 투여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약물에 의한 간섭효과를 제거하기 위하여 O형, RhD+ 적혈구로 혼주 적혈구를 만든 후 3회 세척하였다. 혼주 적혈구와 환자의 혈장을 4:1로 섞어 37℃에서 15분간 항온 시킨 후 원심분리기로 3,000 rpm에서 10분 원침 후 상층액을 분리하였다. 분리된 상층액을 새로운 O형, RhD+ 혼주 적혈구와 4:1의 비율로 흡착시키기를 반복 하였다(Fig. 1). 흡착을 2회 실시한 후부터 비예기항체 선별검사에서 반응 강도가 감소하고 교차시험에서도 1+로 강도가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3회 흡착을 반복한 후에는 비예기항체 선별검사에서 음성으로 전환되었으며 교차시험 3단계에서도 음성이었다(Table 1). 따라서 O형, RhD+ 세척 적혈구 흡착을 3회 반복 시행한 혈장은 비예기항체 선별검사에서 음성을 보여 약물에 의한 간섭현상을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약물 투약 전 환자의 혈색소는 13.5 g/dL이었으며 ALX148을 총 6회 투약 후 9.3 g/dL이었다. 7번째 투여 전 시행한 혈색소는 7.7 g/dL로 수혈을 위하여 수혈전검사가 의뢰 되었고 교차시험이 시행되었다. 교차시험에서 범응집 소견을 보여 수혈이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나 1월 10일 수혈이 재의뢰 되어 적혈구 2단위를 수혈 받고 혈색소가 10.2 g/dL가 되었다. 환자는 수혈 후 혈압 126/74 mmHg, 심박수 100회/분, 호흡수 16회/분, 체온 37.2도로 안정적인 활력징후를 보이고 용혈을 포함한 수혈이상반응 없이 퇴원하였다.
두 번째 증례는 진행성 두경부 편평상피암종을 진단 받은 56세 남자 환자로 2023년 2월에 시행한 ABO 및 Rh 혈액형검사에서는 B형, RhD+로 확인되었고, 비예기항체 선별검사는 음성이었다. 2월 23일 시행한 혈액검사상 혈색소는 11.0 g/dL 이었으나 ALX148을 45 mg/kg의 용량으로 1회 투여 받은 후 3월 10일 시행한 혈색소는 9.1 g/dL로 감소하여 수혈전검사가 의뢰되었다. 혈액형 검사는 B형, RhD+로 확인 되었으나 비예기항체 선별검사, 직접항글로불린 검사, 자가대조검사 및 항글로불린법 교차시험에서 4+ 강도의 범응집 소견을 보였다. 첫 번째 증례 환자와 동일하게 3회 세척한 O형, RhD+ 혼주 적혈구를 이용하여 환자의 혈장에 대해 연속적으로 흡착을 진행한 결과 2번째 흡착 후 비예기 항체 선별검사에서 반응 강도가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3번째 흡착 후에 비예기항체 선별검사에서 음성으로 전환되었으며 교차시험 3단계에서도 음성으로 교차시험 적합혈액을 찾아 수혈을 진행할 수 있었다. 2단위 적혈구 수혈 후 환자의 혈색소는 11.3 g/dL이 되었으며 안정적인 활력징후를 보였다.
CD47 단일클론항체를 비롯한 많은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관문분자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진시키는 면역치료의 일종으로 최근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2018년 CD47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1상 임상시험에서 CD47 단일클론항체에 의하여 야기된 적혈구응집으로 인한 심각한 용혈 반응이 보고 되었다[3]. 그 이후에도 면역관문억제제에 의한 자가면역용혈성빈혈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과 유사한 면역연관부작용이 빈번하게 보고 되고 있다[4,5]. 또한 이들은 수혈전검사에서도 간섭을 유발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약물이 적혈구에 발현되는 CD38과 CD47에 결합하는 항-CD38 단일클론항체와 항-CD47 단일클론항체이다. 국내에서도 CD38 단일클론항체인 Daratu-mumab (Darzalex; Johnson & Johnson, New Jersey, USA)을 사용한 다발성골수종 환자에서 발생한 수혈전검사에서 간섭현상을 dithiothreitol (DTT) 처리를 하여 해결한 증례와 CD47 단일클론항체인 Hu5F- G4를 투약한 환자에서 발생한 수혈 전 간섭현상을 혼주 혈소판으로 반복적 흡착을 시도하여 해결한 증례 보고가 있다[6-8].
수혈전검사에서 혼동을 줄 수 있는 적혈구 항체들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전통적으로 가열법, papain, ficin, trypsin, α-chymotrypsin, DTT, 2-mercaptoethanol 등이 사용되어 왔다. 기존 보고에 따르면 CD38은 적혈구 표면에 발현이 적으므로 CD38 단일클론항체에 의한 간섭현상은 DTT나 trypsin 처리를 하면 항체가 쉽게 해리 된다[6,7,9]. 그러나 CD47은 고강도로 적혈구 표면에 발현되므로 DTT나 효소처리만으로는 제거할 수 없어 CD47 단일클론항체를 사용한 경우 수혈전 검사의 간섭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적혈구나 혈소판을 이용한 수회의 약물 흡착이 흔히 사용된다[9]. 그러나 이 방법은 흡착 횟수 및 방법, 효소 처리 여부, 흡착 적혈구의 Rh 표현형, 사용 약물의 농도 및 종류에 따라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10]. Velliquette 등은 papain 처리를 한 적혈구 또는 성분채혈혈소판으로 제조한 혼주혈소판으로 4회 흡착을 반복한 바 있고, 국내에서는 PEG법을 이용한 동종적혈구 흡착을 6회 반복 하거나 성분채혈혈소판 분절들로 제조한 혼주 혈소판으로 7회 흡착을 반복 한 보고가 있다[8-10]. CD47은 Rh 복합체의 일원으로 적혈구막에 표현되어 CD47의 발현 정도는 Rh 표현형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D–(ce/ce) 적혈구에서 D+(DcE/DcE)적혈구보다 CD47이 더 강하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의 보고에서는 ALX148을 흡착하기 위해서 흔히 D–(ce/ce) 적혈구를 사용하였으나[9], 국내에서는 D–(ce/ce) 적혈구를 구하기가 용이하지 않아 본 증례에서는 O형, RhD+ 혼주 적혈구를 사용해서 흡착을 진행하여 ALX148에 의한 수혈전검사의 간섭을 성공적으로 제거할 수 있었다.
ALX148 약물에 의한 수혈전검사 간섭 현상이 본 논문의 두 증례에서는 O형, RhD+ 혼주 적혈구의 3회 반복 흡착으로 제거되었으나 증례 수가 적으므로 일반화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고농도의 약물 농도 등의 이유로 약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을 경우에는 흡착 회수를 늘리거나, 또는 기존의 효소 처리 적혈구 또는 혼주 혈소판으로 흡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추가 증례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임상 실험 중인 CD47 단일클론항체는 Hu5F9-G4, ALX148, SRF231 등을 포함하여 30여가지가 있으며 면역관문억제제가 새로운 종양 치료제로 각광 받고 있으므로 추후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 된다. 그러나, 동일하게 CD47을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라도 약제에 따라 혈액형 검사 및 수혈전검사의 간섭 양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단클론 IgG4 항체인 Hu5F9-G4를 투여한 경우 ABO 혈액형 검사, 비예기항체 선별검사 및 모든 단계의 교차시험에서 양성을 보이지만 단클론 IgG1 항체인 ALX148은 ABO 혈액형 검사에는 이상이 없고 비예기항체 선별검사 및 항글로불린 단계의 교차시험에서만 양성을 보인다[10]. 직접항글로불린 검사 결과도 Hu5F9-G4를 투여한 경우에는 음성 또는 약양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ALX148을 투여한 본 증례들에서는 모두 강양성으로 확인 되었다. 따라서 동일한 항원을 표적으로 하여 개발된 치료제라고 하더라도 다른 양상으로 수혈전검사의 간섭 양상을 보일 수 있음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soluble CD47이나 high-affinity SIRPα monomer를 이용하여 임상적으로 중요한 동종항체에 영향을 주지 않고 수혈전검사의 간섭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10]. 그러나 이러한 간섭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적인 업무는 혈액은행의 업무 과중뿐 아니라 환자에게 적시에 안전 수혈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임상에서는 수혈을 의뢰하기 전에 환자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하며 혈액은행 검사실에서는 단일클론항체에 의한 간섭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 해 두고 이에 대한 프로토콜을 정립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본 증례에서 사용된 O형, RhD+ 혼주 적혈구를 이용한 흡착 방법은 소규모의 혈액검사실에서도 용이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인 항-CD47 단일클론항체는 적혈구 표면에 발현한 CD47과 결합 함으로써 수혈전검사에서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 저자들은 항-CD47 단일클론항체인 ALX148을 투여 받은 두 명의 환자에서 발생한 수혈전검사에서의 간섭현상을 적혈구 흡착을 이용하여 해결한 경험을 보고하고자 한다. 진행성 두경부 편평세포암종을 진단 받은 두 명의 남자 환자가 수혈전검사와 교차시험이 의뢰 되었다. 두 명 모두 혈액형 검사에서는 B형, RhD+였으나 비예기항체검사, 자가대조시험, 직접항글로불린검사 및 B형 적혈구제제와의 항글로불린법 교차시험에서 고강도의 응집 소견을 보였다. 의무기록 확인 결과 환자들은 항-CD47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임상시험에 참가 중이었다. 약물에 의한 간섭현상을 해결하기 위하여 O형, RhD+ 혼주 적혈구를 이용하여 환자의 혈장과 4:1의 비율로 흡착을 반복 하였다. 3회의 반복 흡착 후 비예기항체 및 항글로불린법 교차시험은 음성으로 간섭현상이 해결되었다. 본 증례에서 사용된 O형, RhD+ 혼주 적혈구를 이용한 방법은 검사실에서 약물에 의한 간섭현상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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