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예기항체 선별 및 동정검사는 중대한 수혈 이상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혈전검사이다[1,2]. 안전한 수혈을 위해서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비예기항체들을 정확히 동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흔하게 발견되는 항체 뿐 만 아니라 드물게 발견되는 항체들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갖출 필요가 있다.
Rh 혈액형은 가장 복잡한 유전적 기전 및 표현형 양상을 띄고 있으며 잘 알려진 D, C, c, E, e 항원 이외에도 50종이 넘는 항원을 가지고 있다. Rh 혈액형 항원에 대한 항체는 대개 동종면역반응에 의해서 생기는 면역 항체이며, 용혈성수혈반응 및 태아신생아용혈성질환(Hemolytic disease of the fetus and newborn : HDFN) 과 연관성이 높은 경우가 많다[1,3]. Rh 혈액형 항원에 대한 항체 중 f 항원에 대한 항-f(ce) 항체는 국내에 단 2례만 보고되어 있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4,5].
저자들은 간경화 환자에서 항-M 항체와 함께 드물게 발견되는 항-f(ce) 항체를 동정하여 그 특성을 기존 보고 사례들과 비교하여 보고하고자 한다(IRB 승인번호: 2022-0349).
47세 남자 환자가 내원 1일전부터 시작된 의식 변화를 주소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24년 전 선천성 Caroli’s disease로 인한 간경화를 진단받았고, 간성 뇌증, 자발성 복막염 및 장폐색 등으로 반복적인 발열. 복통과 설사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병력이 있었다. 내원 2일전부터 지속적인 설사와 내원 1일전부터 지남력 상실(disorientation) 및 의식 변화 소견을 보여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내원시 환자 활력징후상 혈압 144/88 mmHg, 심박수 109회/분, 호흡수 22회/분, 체온은 36.9℃를 보였다. 응급실에서 시행한 검사 결과는 말초혈액검사 상 백혈구 수 7,000/μL, 혈색소 7.9 g/dL, 혈소판수 383,000/μL였으며, ALP 230 IU/L, AST/ALT 49/28 IU/L, 총빌리루빈/직접빌리루빈 수치는 1.4/0.6 mg/dL, 총단백/알부민 수치는 7.8/2.3 g/dL, BUN/Creatinine 16/1.43 mg/dL, CRP 0.49 mg/dL이였고 혈중 암모니아수치가 189 μmol/L로 증가되어 있었다. 환자의 빈혈 악화를 우려하여 농축적혈구 1단위를 혈액은행에서 준비하도록 의뢰되었다. 수혈 전 검사에서 환자의 ABO/RhD 혈액형 검사는 IH-1000 (Bio-Rad, Cressier, Switzerland) 및 시험관법(IgM 단클론성 항-A 항체 및 항-B 항체: Diagast, Loos, France, Affirmagen A1 및 B: Ortho-Clinical Diagnostics, Raritan, NJ, USA)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환자의 혈액형은 B, RhD+이었다.
과거력상 환자는 간경화 진단을 받은 후 빈혈로 본원에서 수차례 농축적혈구 수혈을 받은 기왕력이 있었다. 환자는 3년 2개월전 본원에서 수혈받기 전 시행한 비예기항체 선별검사에서는 음성이였으나, 적혈구 2단위를 수혈받은 후 약 3개월 뒤에 입원시 비예기항체 선별검사는 LISS/ Coombs card (Bio-Rad, Cressier, Switzerland)를 이용한 원주응집법(column agglutination technique)으로 시행하였고 I cell에 음성이였으며 II cell에 4+로 강한 반응을 보여서, ID-DiaPanel (Bio-RAD, Cressier, Switzerland)으로 항체동정검사에서 항-M 항체가 동정된 바 있다. 그 이후 환자는 본원에서 농축적혈구 수혈시 M 항원 음성 적혈구를 찾아 교차시험에서 음성인 혈액으로 출고하여 수혈하였다. 7개월전 간성 뇌증의 증상으로 응급실에 입원 후 수혈 전 검사에서 비예기항체 선별검사는 LISS/Coombs card를 이용한 원주응집법에선 I cell에 3+, II cell에 3+로 반응을 보이며, ID-DiaPanel으로 시행한 항체동정검사를 시행하였으며 항-M 항체와 특이성이 확정되지 않은 동종 항체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이번 응급실 입원 후 혈액 출고 전 시행한 비예기항체 선별검사(Bio-Rad)상 2+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또한 직접항글로불린검사(ID-Card LISS/ Coombs: BioRad)상 1+였으며, 단특이성 항글로불린 시약으로 검사한 결과 anti-IgG가 양성이었다. 항글로불린법은 ID-DiaPanel (Bio-Rad)의 동정혈구와 LISS/Coombs card를 이용한 원주응집법을 이용한 비예기항체 동정검사 결과는 Table 1과 같았다. 11개 상품화된 혈구를 이용한 항체 동정검사 결과 항-M 항체와 항-f(ce) 항체가 공존하는 상황을 의심하여 M 항원 음성인 혈구 중 Rh 표현형이 CDe인 혈구와 cde인 혈구를 이용하여 흡착 검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cde인 혈구로 흡착한 후에는 반응성이 모두 사라졌으나, CDe인 혈구로 흡착한 후에는 여전히 항-f(ce) 항체 양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였다(Table 1). 5종류의 Rh 단클론항체 시약(anti-C/E/c/e: Diagast, Loos, France)으로 Rh 표현형 검사를 시행한 결과 C/E/c/e 항혈청에 각각 3+/2+/1+/4+ 반응을 보였으며, 최근 수혈한 혈구의 Rh 표현형을 고려하였을 때에 환자의 표현형은 CDe로 추정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 환자에게는 항-M 항체와 더불어 항-f(ce) 항체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환자는 관장 후 의식 호전으로 상태 회복되어 퇴원하였다. 퇴원 후 같은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는 수혈시 Rh haplotype이 CDe이면서 M 항원 음성인 적혈구를 찾아 교차시험으로 음성인 혈액으로 환자에게 수혈을 하였고 수혈부작용은 없었다.
Rh 혈액형 항원들 중 f 항원은 1953년 최초로 보고되었으며 c와 e 항원이 같은 방향으로(cis) 있을 때에 발견되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f로 이름 지어졌고, 그 순서도 D, C, E, c, e 다음의 6번째로 번호가 매겨졌다[6]. 즉 Rhce 단백질에서 나타나는 복합항원으로 백인의 65%, 흑인의 92%, 아시아인의 12%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f(ce) 항체는 대부분 면역글로불린 G (immunoglo-bulin G, IgG) 항체로 가벼운 용혈성수혈반응과 HDFN을 일으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항-f(ce) 항체는 partial c 또는 partial e 항원형을 가진 사람에게서도 생성될 수 있다[7,8]. 항-f(ce) 항체에 의한 용혈성수혈반응은 1985년 O’Reilly 등에 의하여 처음 보고되었다[9]. 환자의 Rh 표현형은 Cde/cDE 형이었으며, 수혈 후 8일째 지연성 용혈성수혈반응의 형태로 나타났다. 수혈전 검사에서는 교차시험상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용혈성수혈반응이 의심된 상태에서 환자의 검체를 재채혈하여 검사하였을 때에 수혈전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항-f(ce) 항체가 발견되었으며 수혈받은 혈액(cDe/cde)과 교차시험상 부적합 소견을 보였다. 6개월 뒤에 재검하였을 때에는 항-f(ce) 항체는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항-f(ce) 항체에 의한 HDFN도 수 차례 보고된 바 있다[10
-12].
M 항원은 MNS 혈액형의 주요 항원 중 하나로,
저자들이 알기로는 국내에서 항-f(ce) 항체에 대한 보고는 2차례 있었다. 첫번째 보고는 담도암을 앓고 있는 65세 여성 환자에게서 항-Csa 항체와 동시에 발견되었다[4]. 환자의 Rh 표현형은 CcDEe였으며, 비예기항체 특이성 동정은 스위스의 표준검사실에서 이루어졌다. 두번째 증례는 췌장암을 앓고 있는 66세 남성에게서 발견된 증례였다[5]. 환자의 표현형은 마찬가지로 CcDEe형이었으며, 비예기항체 특이성 동정을 위하여 표현형을 알고 있는 혈구들과 반응시켜 그 반응 양상을 평가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항-f(ce) 항체의 특이성을 동정하기 위하여 표현형을 알고 있는 혈구를 이용한 흡착을 시행하였다. Nah 등의 보고에서는 흡착을 실시하지는 않고 표현형을 알고 있는 혈구와 단순 반응만 시켜보았다. 그러나 항-f(ce) 항체에 의하여 응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CcDe 표현형을 가진 혈구와 반응성을 보이는데 실패하였다. 이것은 CcDe 표현형을 가진 혈구가 Rhce 단백질을 가지지 않는, CDe/cD-의 가능성도 있어서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Spielmann 등이 보고한 항-f(ce) 항체에 의한 HDFN 증례에서도 엄마의 표현형이 CcDe였으나 실제 genotype은 CDe/cD-였음이 밝혀진 바 있다[12]. 따라서 항-f(ce) 항체의 특이성을 동정할 때에 단순히 표현형을 알고있는 혈구와 반응 시키는 것만으로 확정 짓기에는 제한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증례에서 항-f(ce)의 동정 방법에 대해 정리하기에 앞서 우선 Rh 명명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D, C, E, c, e의 Rh 항원 유전자형에 대한 명명법으로 Fisher-Race 명명법과 수정된 Wiener 명명법이 쓰인다[1]. AABB에서 Fisher-Race 명명법은 세 개의 유전자좌 DCE로 나타낸 것이며, 수정된 Wiener 명명법은 “R”은 D가 존재함을 나타내고 R1은 DCe, R2는 DcE, R0은 Dce, Rz는 DCE를 나타낸다. 소문자 “r”은 D가 없는 일배체형을 나타내며, dce경우 r, dCe의 경우 r', dcE의 경우 r'', 그리고 dCE의 경우는 ry로 사용하여 표시한다. 본 증례에서는 Nah 등의 보고와 같이 비예기항체 동정검사인 ID-DiaPanel에 있는 동정혈구의 항원 조성표를 통해서 c와 e가 동시에 양성반응을 보여 항-f(ce) 항체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었다. 즉, Fisher-Race 명명법에선 일배체형이 Dce 또는 dce 중 적어도 하나를 갖는 경우, 수정된 Wiener 명명법에선 일배체형이 R0 또는 r 중 적어도 하나를 갖는 경우 항 f(ce)를 의심할 수 있었다(Table 2). 결과에서도 언급했듯이 Rh 표현형이 CDe인 혈구와 cde인 혈구를 이용하여 흡착 검사를 실시한 결과, cde인 혈구로 흡착한 후에는 반응성이 모두 사라졌으나, CDe인 혈구로 흡착한 후에는 여전히 항-f(ce) 항체 양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임으로 항-f(ce) 항체를 동정할 수 있었다(Table 1).
하지만 항-f(ce) 항체와 같이 드물게 발견되는 항체의 특이성을 제대로 동정하기는 쉽지 않다. 본 증례의 환자도 이전에 비예기항체 선별/동정검사가 실시된 바 있으나 이전에는 항-f(ce) 항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못하여 단순히 ‘특이성이 확정되지 않은 동종 항체’로만 보고하였다. 비예기항체 선별/동정검사를 실시하는 검사실에서는 이와 같은 드문 항체들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고 이를 동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임상 검체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항-f(ce) 항체를 동정하여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본 증례 보고가 비예기항체 선별/동정검사를 실시하는 수혈의학 검사실들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Rh 혈액형은 주항원으로 C, D, E, c, e이지만, 그 외 ce(f)는 복합항원(compound antigens)으로 보고되고 있다. 항-f(ce) 항체는 ce(f) 복합항원에 대한 비예기항체로서, 저자들은 간경화 환자에서 항-f(ce) 항체와 항-M 항체를 가진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간경화를 진단받아 반복적인 간성 뇌증 등으로 입퇴원을 반복적으로 하는 47세 남자 환자가 지남력 상실(disorientation) 소견을 보여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농축적혈구 수혈이 요구되어, 항체동정검사 결과상 항-f(ce) 항체와 항-M 항체로 동정되었다. 항-f(ce) 항체는 태아신생아용혈성질환과 임상적으로 심각한 용혈성수혈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항-M 항체는 37℃에 반응하는 경우 용혈성수혈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Rh haplotype이 CDe이면서 M 항원 음성인 적혈구를 찾아 교차시험으로 음성인 혈액으로 환자에게 수혈을 하였고 수혈부작용은 없었다. 본 환자에서 이전에 비예기항체 선별/동정검사가 실시된 바 있으나 항-f(ce) 항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못하여 단순히 ‘특이성이 확정되지 않은 동종 항체’로만 보고하였다. 비예기항체 선별/동정검사를 실시하는 검사실에서는 Rh 항원에 대한 항체가 동정되는 경우, Rh 복합항원에 대한 항체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고 이를 동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논문에는 이해충돌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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