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출혈은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출혈성 쇼크에 의한 부작용과 환자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에 의한 신속한 관리가 필수적이다[1]. 치료 현장과 혈액은행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통신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각 팀원이 중증 출혈 환자에 대한 조치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하기 어렵다[2,3].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의료 기관에서 출혈성 쇼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대량수혈 프로토콜(massive transfusion protocol, MTP)을 도입하고 있다[4-6].
MTP는 혈액제제의 사전 구성, 수혈 목표 설정 및 출혈 원인에 대한 관리 지침을 포함한다. 이는 의료진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여 신속한 의료 조치가 가능하도록 돕고[5,7], 혈액은행이 더욱 빠르고 실수 없이 혈액제제를 준비할 수 있어 수혈까지의 평균 시간을 현저히 단축시킬 수 있다[6,8-10].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Trauma Quality Improvement Best Practices (ACS TQIP)에 따르면, 프로토콜 활성화 후 15분 이내에 혈액 쿨러를 환자 침대 옆까지 공급하는 것이 권장되며, 이는 MTP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11].
그러나 중증 외상 환자가 드물게 내원하는 의료기관에서는 MTP가 자주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12], 심각한 출혈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직원들의 숙련도와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다[13]. 본 병원에서는 MTP를 도입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적용 사례가 없어,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존재하며, 적혈구제제(red blood cell, RBC)와 신선동결혈장(fresh frozen plasma, FFP) 출고 소요시간의 목표치 준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본 연구자는 모의훈련을 도입하여 직원들의 숙련도를 높이고 자신감을 향상시키며, 현재 MTP의 상태를 평가하고자 하였다[14].
이 연구는 경기도에 위치한 상급종합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MTP 활성화에 대한 혈액은행과 응급의료센터 간 팀워크의 적용을 평가하기 위한 품질 개선 프로젝트로 수행되었다. 응급의료센터와 혈액은행에서 근무하는 의료 종사자가 참여자로 선정되었으며, 의사 2명, 간호사 4명, 임상병리사 3명, 보조원 1명으로 구성되었다. 응급의료센터에는 혈액전용냉장고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진단검사의학과 혈액은행과 응급의료센터는 같은 건물의 3층과 1층에 각각 위치하고 기송관 등의 이송방법이 없어 인편으로 혈액제제를 운반한다. 본원의 대량수혈 프로토콜은 단일 단계로, RhD 양성 O형 RBC 4단위와 RhD 양성 AB형 FFP 4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RhD 양성 O형 RBC는 대량수혈 프로토콜 활성화에 대비하여 ABO 및 RhD 혈액형검사를 재확인한 후 혈액은행 냉장고의 범용 RBC 보관 구획에 4단위를 함께 묶어 보관한다. 일주일 동안 사용되지 않은 RhD 양성 O형 RBC는 일반 RBC 재고로 재배치되며, 매주 월요일에 새로운 RBC로 교체한다. RhD 양성 AB형 FFP는 범용 혈액제제로 분리하여 관리하지는 않는다. 대량수혈 프로토콜에 RhD 양성 AB형 성분채혈혈소판제제를 포함시키려는 논의가 있었으나, 혈소판제제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수혈관리위원회에서 기각되었다.
연구는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단계는 모의훈련 시나리오와 대량수혈 프로토콜 활성화 시 담당자별 역할에 대한 사전 교육자료를 모든 관련 인력(예: 응급의학과 전문의, 응급의료센터 간호사, 혈액은행 임상병리사 등)에게 이메일로 발송하여 숙지하도록 했다. 혈액은행 임상병리사는 모의 혈액제제를 준비하였으며, 모의훈련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주어졌다.
상황 요약: 39세 남자환자가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구급차에 실려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되었다. 의식은 혼미하며,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외상 초음파 검사에서 복강내 출혈이 확인되었다.
환자의 상태: 수축기 혈압 85 mmHg, 심박수 분당 130회, 몸통의 관통상 없음, 복부의 활동성 출혈
두 번째 단계는 모의훈련 실행 및 평가이다. 모든 참가자는 사전 교육자료를 받았으며, 모의훈련시행 횟수는 한 번으로 계획되었다. 하지만, 초회 훈련 시 기존에 설정된 RBC TAT (turnaround time)와 FFP TAT를 충족하지 못하여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하였으며, 해당 개선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2주 뒤에 동일 시나리오로 모의훈련을 다시 시행하였다. MTP 활성화는 MTP 처방 후 혈액은행으로 유선연락이 접수된 시점으로 평가 항목은 1) 동의서에 체크된 적응증의 정확성, 2) MTP 활성화부터 RBC 출고소요시간(RBC TAT), 3) MTP 활성화부터 FFP 출고소요시간(FFP TAT), 4) MTP 활성화부터 RBC가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하기까지 소요된 시간, 그리고 5) MTP 활성화로부터 FFP가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이었다. 본 기관에서 MTP 활성화의 적응증은 ABC 점수 2점 이상(수축기 혈압 90 mmHg 이하, 심박수 분당 120회 이상, 외상초음파(Focused Assessment with Sonography for Trauma, FAST) 상 복강내 출혈, 또는 몸통의 관통상, 각 1점)을 충족하면서 흉부, 복부, 골반 또는 기타 부위의 활동성 출혈 중 하나가 체크되어야 한다. 체크된 적응증의 정확성은 시나리오에 주어진 정보가 동의서에 적절하게 체크되었는지 여부를 평가하였다. MTP 도입 시 RBC TAT와 FFP TAT의 목표를 각각 5분과 20분으로 설정한 바 있어, 실제로 목표치를 충족하는지 평가했다. 그 외 4∼5) 항목은 사전에 설정된 목표치가 없었지만, 프로토콜 활성화 후 혈액 쿨러가 환자 침대 옆까지 공급되는데 걸리는 시간에 해당되므로 추가로 확인하고자 하였다.
모의훈련은 Fig. 1과 같이 진행되었다. 동의서 적응증 체크의 정확성 평가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는 두 번 모두 환자의 상태로 주어진 수축기 혈압 90 mmHg 이하, 심박수 분당 120회 이상, FAST 양성, 복부의 활동성 출혈을 정확히 체크하였다(Fig. 2). RBC TAT는 1회차에 10분, 2회차에 9분으로 측정되어 목표치인 5분 이내를 달성하지 못했다. FFP TAT는 1회차에는 20분이 초과되었으나, 2회차에 19분으로 목표치인 20분 이내를 달성했다. MTP 처방부터 혈액은행 유선연락까지 소요된 시간은 각각 2분과 50초, MTP 활성화부터 RBC 제제가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각각 15분과 10분 30초, MTP 활성화부터 FFP 제제가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하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각각 23분과 20분으로 측정되었다(Table 1).
MTP 상황 시 신속한 조치는 필수적이며, Kim 등[15]은 MTP를 적용한 경우의 RBC 출고소요시간이 MTP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짧다고 보고한 바 있다(MTP 평균 7분, 비-MTP 평균 12분). 본 연구에서는, 1회차 훈련 후 관분절 처리방법, 업무 우선순위, 검체 접수 방법 등을 변경하여 2회차 훈련에서 RBC와 FFP TAT를 각각 1분씩 단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RBC TAT는 목표치인 5분 이내에 도달하지 못했고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RBC TAT 목표를 현실적으로 수행가능한 10분 이내로 재설정하였고, 이를 MTP 동의서에 반영하고 임상과에 안내하였다. FFP의 경우 2회차 훈련에서 목표 시간을 달성했으나, 15분 이내에 혈액 쿨러를 환자 침대 옆까지 공급한다는 ACS TQIP 권장사항에는 미치지 못했다[11].
이에 혈액제제 전달의 적시성을 개선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도출되었다. 첫째, 혈액제제와 환자 간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응급의료센터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혈액제제 냉장고를 운영할 수 있다. 둘째, FFP를 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인한 지연을 줄이기 위해[16], 소량의 해동/액상 혈장을 비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2]. 다만, 해동 후 1∼6℃로 냉장보관 하더라도 24시간까지만 사용 가능하므로, 폐기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MTP가 활성화되면 혈액은행 임상병리사는 MTP가 종료될 때까지 우선순위와 자원을 전환해야 한다[13]. 1회차 훈련에서, MTP를 위한 혈액제제를 준비하는 동안 발생한 일반 혈액제제 출고나 검체 접수에 대한 응대가 출고 지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이에 2회차 훈련부터는 혈액은행 접수에 MTP 활성화로 인한 업무지연 안내문을 부착하고, 일반업무에 대한 응대는 보류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특히 혈액은행 근무자가 한 명뿐인 야간이나 휴일의 경우, MTP 활성화에 따라 혈액은행의 업무 우선순위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알람을 통해 검사실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다른 부서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로 하였다.
MTP 활성화 경험이 없는 관계자들은 중증 출혈 환자의 위기 상황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 여기에는 프로토콜의 활성화와 종료, 응급의료센터 내 의사소통 및 혈액은행 인력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 등이 포함된다[13]. 모의훈련 기반 교육은 위기 상황 관리에 있어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전통적인 강의식 교육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다양한 의료 상황에 특히 유용하며, MTP 활성화에 대한 준수율을 개선하고 자신감을 향상시킨 것으로 보고되었다[14,17,18]. 본 연구에서는 혈액은행의 출고 절차에 관련된 사항에 중점을 두고 모의훈련이 시행되었으나, Association of periOperative Registered Nurses (AORN) 시뮬레이션 태스크 포스는 중증 출혈 시나리오와 모의훈련 학습을 계획하기 위한 단계별 지침을 제공하여 다학제 팀의 임상 학습을 용이하게 했다[13]. 다만, 임상의 모두에게 모의훈련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모의훈련 영상자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교육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13].
출혈 및 수혈 관련 합병증을 검토하고 MTP가 활성화된 동안 혈액제제의 가용성과 관리 상태를 모니터링하면 프로토콜의 효과와 효율성을 검증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1]. 하지만, 일부 응급 의료기관은 아직 MTP를 확립하지 않았으며, MTP 활성화에 대한 명확한 지표가 없는 경우도 있다[19]. ACS TQIP 외상 대량 수혈 지침에서 검토하도록 권장하는 출혈 및 수혈 합병증에는 응고병증, 혈전 합병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수혈이상반응, 적혈구 과다수혈, 사망 등이 있다[11]. 또한 MTP의 성능 지표로는 1) MTP 호출부터 첫 적혈구 수혈까지의 시간, 2) MTP 호출부터 첫 혈장 수혈까지의 시간, 3) MTP 시작 후 1∼2시간 이내에 미리 정해진 비율 또는 목표에 대한 준수 여부, 4) MTP 종료 후 1시간 이내에 혈액은행에 종료 사실을 알리는 것, 그리고 5) 혈액제제의 폐기율이 제시되었다[11]. 본원에서는 아직 MTP 활성화 사례가 발생되지 않아 MTP 성능지표 일부에 대해서만 평가가 가능하였으나, 향후 실제 활성화 사례가 발생된다면 출혈 및 수혈합병증을 모니터링하여 MTP의 효과를 평가해 볼 계획이다.
모의훈련은 실제와 유사한 시나리오를 통해 직원들이 팀워크와 의사소통 능력을 강화하고, MTP의 절차 준수를 보장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직원들은 MTP 활성화가 필요한 중증 출혈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출혈성 위기 관리와 관련된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20]. 본 연구는 모의훈련을 통하여 MTP의 효과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는 향후 MTP의 효과 및 성능 지표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비록 MTP 활성화 빈도가 낮은 기관이라 할지라도, 정기적인 모의훈련과 교육 자료 제공을 통해 MTP의 준수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실제 중증 출혈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많은 의료 기관에서 효과적인 출혈성 쇼크 관리를 위해 대량수혈 프로토콜(MTP)을 도입했다. 그러나 중증 외상 환자가 드물게 내원하는 의료 기관에서는 MTP가 자주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출혈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직원들의 숙련도와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직원의 숙련도와 자신감을 향상시키고 MTP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모의훈련을 도입했다. 응급의료센터와 혈액은행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및 보조원 등이 두 차례의 모의훈련에 참여했다. RBC 출고소요시간(TAT)은 두 세션 모두 5분 목표를 놓쳐 각각 10분과 9분으로 측정되었다. FFP TAT는 첫 번째 세션에서 20분 목표를 초과했지만 두 번째 세션에서는 19분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RBC TAT 목표는 보다 현실적인 10분으로 재설정되었다. 응급의료센터에 혈액제제 냉장고 설치 및 MTP 활동 우선순위 설정과 같은 운영 변화를 통해 TAT를 더욱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모의훈련 기반 교육은 MTP 절차 준수와 직원들의 자신감 고양에 효과적이다. MTP 활성화 빈도가 낮은 기관에서는 정기적인 모의훈련과 교육 자료 제공을 통하여, 실제 심각한 출혈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모의훈련에 참여해주신 진단검사의학과 혈액은행 김유진, 강창환, 권역응급의료센터 이미경, 김명성, 최유리, 김세아, 이송팀 김선희 선생님에게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